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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RE "CBD 오피스 시장, 2028년부터 공급 과잉 우려"

도심 초대형 오피스 줄줄이 공급 대기 중 CBD 권역에는 현존 물량의 78% 수준 증가 임대시장 주도권 임대인에서 임차인으로 바뀔 것

2025-01-08 08:59:57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서울의 광화문과 종로구, 중구 등 중심업무지구(CBD)에서 대형 오피스 개발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2028년부터 일시적인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관련 시장에서는 이를 반영하듯 임대인이 주도하던 CBD 임대시장에서 변화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로 CBD를 떠나는 기업들도 나오면서 이런 변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2031년까지 도심 공급물량의 83%가 CBD에 집중

8일 CBRE코리아가 발표한 ‘서울 오피스 2030’에 따르면 2031년까지 서울에서 추가로 공급될 A급 오피스는 약 471만㎡(142만여 평) 정도. 이는 서울 전체 A급 오피스(1058만㎡·320만 평)의 4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신규 공급 물량의 83%(389만㎡118만 평)가 CBD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CBD에 현존하는 물량(497만㎡·150만 평)의 78%에 해당한다. 특히 2028~2029년 사이에 공급이 집중돼 있다. 무려 24개, 262만㎡로 공급 건수와 규모 면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주요 물량을 보면 우선 이도가 중구 을지로 3가역(입정동 237번지) 일대에서 추진 중인 ‘수표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17만2000㎡·5만 2000평·2028년)가 있다.


종각에서 퇴계로를 잇는 세운지구에서는 재정비사업을 통해 2029년 한 해에만 무려 62만여 ㎡·약 19만 평)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이 △3-2,3구역(17만여㎡·5만 1000여 평)이 △3-8,9,10구역(23만㎡·6만 9000여 평)과 △6-3-3구역(8만 7000여㎡·2만 6502평) 등을 공급한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세운 5-1/5-3구역 재정비를 통해 13만 4000여㎡(4만 601평)를 선보인다. 


이지스는 또 서울역 앞에 위치한 중구 양동 도시형 재개발구역 △4-2,7구역(힐튼호텔)과 △‘8지구(메트로타워)+6지구(서울로타워)’를 재개발해 각각 26만여㎡(7만 9965평)와 12만9000㎡(3만9001평) 규모의 오피스를 2029년 중 공급할 계획이다.


이밖에 2029년에 한화컨소시엄이 중구 봉래동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18만여㎡(5만5000여 평), 코리안리가 종로구 수송동 사옥을 재건축해 11만여㎡(3만4000평) 규모의 오피스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공급이 진행되면서 일시적인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CBRE 코리아는 2030년까지 계획된 모든 오피스가 공급될 경우 서울 전역에서 약 173만㎡(52만여 평)의 공실이 발생하고, 공실률도 권역별로 4.3~14.9%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CBD 권역 오피스 공실률 3분기 연속 상승세

이에 따라 임대인이 주도하던 CBD 오피스 임대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CBRE코리아는 아예 “2028년을 기점으로 임대인 우위였던 CBD 권역 오피스 시장은 임차인 우위로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CBD에서도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자랑하는 A 오피스의 경우 ‘5년+5년’ 단위로 체결하던 임대계약을 10년 단위로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CBD에서 외곽지역으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2017년부터 서울역 인근 중구 남대문로 서울스퀘어에 입주해 있던 SK스퀘어의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가 지난해 9월 경기 광명시 데시앙 유플래닛 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한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BD 권역 공실률(2024년 3분기 기준)이 3.1%로 전분기보다 0.3%포인트 오르면서 3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며 “여전히 자연공실률(5%)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공급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임대인이 주도하던 CBD 오피스 시장이 임차인 주도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총괄상무는 “CBD 권역은 단기적인 공실률 상승과 함께 (임차인 확보)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임대인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보다 전략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