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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버린 크레센도 빌딩 매각...낮은 전용률이 발목

전용률 45% 감안시, 마스턴 제시 3.3㎡당 3380만원은 싸지 않다 평가 인근 빌딩 전용률 50% 감안하면 3700만원 넘어 차순위 우협인 신한리츠운용, 인수시 유상증자 파고 넘어야

2025-01-23 08:33:34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크레센도 빌딩 매각이 꼬여가고 있다. 올해초 DWS운용이 우선협상 대상자인 마스턴투자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상반기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마스턴의 주요 투자자 반대에 직면했다. 향후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의 오피스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가운데, 낮은 전용률을 감안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 때문이다.


DWS운용은 작년말 입찰에 참여했던 2, 3순위 우협인 상장 리츠와 매각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리츠의 과도한 유상증자 이슈가 남아있다.


크레센도 전용률 45.5%로 인근 오피스 대비 낮아

공용 면적을 제외하는 전용률은 오피스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크레센도는 전용률이 45.5%로, 새문안로 주변의 콘코디언(48.8%), 정동빌딩(57.9%), 씨티뱅크센터(55.0%), 흥국생명빌딩(63.1%), S타워(53.4%)에 비해 많이 낮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우협으로 선정되면서 3.3㎡당 3380만원을 제시했는데, 이를 전용률 50% 오피스와 비교하면 37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전용률이 57%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는 입찰 참여 가격이 3.3㎡당 3200만~3400만원 수준이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용률을 감안할 때 마스턴이 제시한 가격은 결코 싸다고 보기 어렵다”며 “마스턴 블라인드 펀드의 주요 출자자인 한화생명이 도심 오피스 공급 과잉 우려와 맞물려 높은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껴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순위 우협 신한리츠운용, 인수하려면 유상증자 파고 넘어야

2024년 하반기 상장 리츠는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상당한 주가하락을 겪었다. 한화, 롯데, 삼성FN, 신한알파 등 시가총액이 큰 리츠들이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한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투자자들의 주가 희석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빠졌다.


크레센도 차순위 우협인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알파리츠도 GS건설 서초 타워와 씨티스퀘어 편입을 위해 한화리츠(384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1860억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한알파리츠는 그동안의 오피스 투자의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그래도 2024년 3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신한리츠운용의 입찰 가격은 3.3㎡당 3350만원으로 마스턴과 큰 차이가 없어서, 실제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하다. 기존 자산 매각과 차입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현재 매각할 만한 자산은 없는 상태다.


국내 리츠운용 회사 관계자는 “DWS운용은 본사 방침에 따라 오피스를 모두 정리하고, 물류센터와 주거, 데이터센터 등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크레센도 인수 의지가 강한 신한리츠운용이 어떤 묘수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