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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더팰리스73’ 선순위 대출 1100억 인수, Why(?)

1월에 롯데손보 1000억, iM캐피탈 100억원 할인 인수 개발 사업 인수가 아닌 고수익 NPL 투자 목적

2025-02-05 08:52:46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더팰리스73’ 개발 사업의 선순위 대출금 1100억원을 인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도자는 롯데손해보험 1000억원, iM캐피탈 100억원이다.


시행사인 더랜드 그룹의 최고급 주거 개발 사업인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실패로 스타로드자산운용 컨소시엄에 부지를 5500억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2월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는 일정인 상황에서, 이지스가 전체 선순위 대출의 3분의1을 매입한 것이다.


롯데손보, 신(新)지급여력비율 맞추기 위해 자본 확충 시급

IFRS(국제회계기준)-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 지표는 RBC(지급여력비율)에서 K-ICS(킥스, 신 지급여력비율)로 바뀌었다. 킥스 비율은 자기 자본을 리스크를 반영한 ‘요구 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보험사가 고객들에게 돌려줄 자금이 충분한지 여부를 보여준다. 높을 수록 자본건전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최소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으며 대부분 보험사는 200%를 목표로 한다.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은 2023년말 174.8%에서 2024년 3분기 기준 159.8%로 떨어졌다. 삼성화재(280.6%), DB손해보험(228.8%), KB손해보험(203.7%)에 비해 많이 낮다. 2024년 하반기 글로벌 기준 금리 인하 여파로 국내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서, 보험사가 지급해야할 부채, 즉 요구 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손보는 자본확충을 위해 2월에 10년 만기 후순위 채권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인데, 수요 예측을 위한 공모 희망 금리가 5.5~5.9%로 매우 높다.


이지스, 개발 사업 인수가 아닌 NPL 투자 전략 차원

더랜드그룹은 계열사인 ‘랜드미’를 통해 부지를 매입했으며 2023년말 단기차입금은 40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선순위 대출금이 3300억원인데, 단일 대주로는 롯데손보가 가장 많은 1000억원(금리 7%)을 갖고 있다. 롯데손보는 이를 원가 이하에 라도 빨리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자본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지스는 ‘반포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1호’를 설정해 iM캐피탈 대출금까지 합해 선순위 대출 1100억원을 인수했다. 개발 사업 인수를 위해서는 선순위 대출금 대부분 떠안아야 한다.


부동산 투자 업계 관계자는 “NPL(부실채권) 펀드는 대부분 목표수익률이 15%로 높기 때문에, 연체 이자와는 별개로 롯데손보 대출 원금을 약 5~10% 할인 매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장 입지를 고려할때, 부지가 공매에 넘어가도 선순위 대주단은 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부터 설정된 선순위 대출 중심의 크레딧(Credit) 펀드는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이 연 7%가 넘는데, 시장의 선순위 대출 금리는 5% 안팎이다. 따라서 입지가 좋고, 감정 평가액 범위 이내에서 실행돼 연 10% 이상 수익이 예상되는 NPL 선순위 대출은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이지스의 ‘더팰리스73’ 투자도 이런 배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