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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투증권, 올해 부동산 PEF 3개 더 만든다

김성집 한투증권 부동산PEF 부서장, 코어비트 인터뷰 증권업계 PEF, 자본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기여할 것

2025-03-10 08:52:09황재성js.hwang@corebeat.co.kr

김성집 한국투자증권 부동산PEF부서장(오른쪽)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코어비트 본사에서 류혜식 코어비트 대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밥그릇 싸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김성집 한국투자증권 부동산 PEF부 담당 이사는 증권사의 기관 전용 사모펀드 또는 부동산 전용 사모펀드로 알려진 PEF가 기존의 자산운용사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해진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기관 전용 PEF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부동산 개발시행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자금 동원력에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증권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2023년 NH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기관 전용 PEF를 설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KB증권과 한투증권도 기관 전용 1호 PEF를 선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PEF 설립을 추진 중이다.


특히 한투증권은 증권업계에서도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다. 지난해 12월 PF에 투자할 1800억 원 규모의 PEF를 만든 뒤 이미 90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7월까지는 나머지도 소진할 계획으로 활발하게 운용 중이다.


김성집 이사는 이런 한투증권의 PEF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연대 졸업후 두산중공업 건설BG-코람코자산신탁-LK자산운용 등을 거친 부동산 개발사업과 금융 부문 전문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로얄빌딩 ‘코어비트’ 본사를 찾은 김 이사는 1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관 전용 PEF 시장에 대한 시장의 기회와 우려를 조목조목 해명했다. 


인터뷰 주요 내용을일문일답으로 정리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11일과 12일 이틀동안 2회에 나뉘어 코어비트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증권사 PEF는 전문가용 사모펀드

-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란?


“모태는 경영 참여 펀드이다. 기업금융에서 기업지분 인수할 때 활용하던 기구이다. 이게 2021년 4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현재의 모습을 바뀌었다. 쉽게 말하자면 일반인 대상이 아닌 전문가용 사모펀드이다.”


- 증권사가 왜 운영업을 하는가?


“3가지다. 우선 2021년 4월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증권사가 관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두 번째는 2022~2024년까지 PF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대한 수요가 컸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사례 분석을 통해 시장 가능성도 봤다. 마지막으로 기존 운용사들에 자금을 맡겼다가 사후관리가 약하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주체가 돼 운영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쟁의 불가피성 인정한다. 하지만 정해진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것만은 아니다. 자본시장을 확장시켜 나가는 관계로 이해해달라. 회사에서도 운용사와 ‘CO-GP(협업 운용사)’를 권유한다. 결국 동반자 관계로 봐주길 바란다.”

증권사 PEF는 진화한 자금 모집 형태

- 어떤 식으로 ‘CO-GP’를 하는가?


“1호 PEF는 2차례 심의를 받았다. 한투증권과 CO-GP인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각각 사업에 대해 심의했다. 여기서 지적된 점을 보완한 뒤 최종 심의를 다시 거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자(LP) 입장에서 한투는 ‘딜 소싱(투자자 모집과 투자대상 물색)’에서, 캐피탈랜드운용은 ‘오퍼레이션(운용)’에서 리스크를 점검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을 갖는 셈이다.”


- 운영 측면에서 파트너 간에 각자 강점을 살린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진화한 사업 형태로 볼 수도 있겠다.


“그렇다. 투자자 모집 때에도 그 점을 강조한다. 두 가지 측면에서 보면 우선 상호보완적이다. 우리(증권사)가 보지 못하는 점을 운용사가 점검한다는 것이다. 또 PF 대출에서도 트랜치 1종과 2종으로 나눠 ‘상황 안정성’도 확보했다.”


-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PEF의 순기능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디벨로퍼들이 자본력 충분하지 않다. 좋은 사업적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금융비용 문제로 사업이 좌초하지 않도록 우리 PEF가 초기에 FI(재무적투자자)로서 에쿼티 파트너로 참여해 사업을 온전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대출펀드와 부동산개발, NPL 등에도 투자 예정

- 올해 계획은?


“3개 PEF를 더 만들 목표다. 기존 대출 소진되면 새로운 대출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두 번째는 실물 자산 매입 펀드이다. 대상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아파트이다. 마지막은 스페셜 시추에이션 펀드다. 타깃은 NPL(부실채권)이다.”


- 그럼에도 남는 시장의 우려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소할 건가?


“무엇보다 이해 상충이 우려가 크다. 증권사 본업인 자금조달과 펀드 운용의 충돌이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같은 내부 감시 기능이 작동한다. 두 번째는 한투가 자금 조달할 프로젝트에 PEF가 투자할 경우, LP(투자자) 전체 동의를 받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좋은 프로젝트는 자체적으로 소화하되, 좋지 않은 프로젝트를 PEF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CO-GP의 견제 기능을 통해 막도록 했다. 현재 운용 중인 대출형 펀드의 예를 들면, 한투가 좋지 않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더라도 CO-GP인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의 견제기능이 작동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은?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 크다. 증권사들이 오랫동안 단기금융 취급 전문 기관으로 인식돼 있지만 높은 수준의 내부 감시 기능 등이 마련돼 있다. 기존 부동산 운용사도 잘하고 있지만 증권사들에 믿고 맡겨 주면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