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series •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화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 시리즈 3)
과도한 초기 수수료, 펀드 관리 부실 초래 매입/매각 보수는 거래대금 1% 이상, 펀드 판매수수료 2% 지급 국내 & 현지 운용사에 모두 지급하는 이중 수수료 구조 펀드 운용 보수는 매우 낮아 자산 관리 업무는 소홀해져 외국은 매입/매각 보수 낮고, 운용 보수 높게 책정해 자산 관리에 무게
국내외 부동산 펀드 투자자는 보이지 않게 수수료를 많이 지급한다. 투자 운용 보수 뿐만 아니라, 초기에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 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 전국적인 점포 네트워크와 고객들을 확보한 은행, 증권사 창구를 통해 판매하기 때문이다.
주식, 채권 형 펀드는 운용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액티브 펀드는 약 1%, 인덱스(INDEX)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0.1~0.2%에 불과하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펀드는 수수료 비율이 훨씬 높다. 투자 부동산 매입과, 운용 및 관리, 매각 등 전 과정에 걸쳐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는 부동산 매입 및 매각 시점에 수수료가 대폭 지급되고 운용 보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정작 중요한 펀드 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투자 초기에 몰려 있는 수수료, 운용 보수는 매우 낮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벨기에 TDO 빌딩을 인수할 당시 총 매입 비용은 203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빌딩 매입대금은 1898억원, 매입 부대 비용이 약 135억원으로 총 매입 비용의 6.6%에 이른다.
운용 보수가 아닌 매입/매각 보수에 치중하는 기형적 구조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운용사의 수수료 구조를 ‘바벨’(Barbel)이라고 부른다. 역기처럼 양끝의 매입, 매각 시점에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중간의 펀드 운용 보수는 매우 작기 때문이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국내 펀드 조성, 해외 현지 대출을 통해 자산을 매입하는 시점에 수십 억원의 수수료를 지급받고, 운용 수수료는 낮게 유지하다가 매각 시점에 다시 매각 대금의 0.5~1%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훨씬 공격적으로 매각 대금이 아닌 매각차익의 15%를 보수로 제시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운용사들은 매입, 매각에 집중하고 펀드 운용은 사실상 방치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운용 기간에 반드시 필요한 임차인 및 건물 관리, 금융 리스크 점검과 사전적 대응 등은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운용사 임직원의 보너스도 당연히 매입, 매각 보수 시점에 연동되기 때문에, 운용 담당 직원들은 적극적으로 관리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펀드의 운용역이 자주 바뀌어 펀드 및 부동산 자산의 과거 히스토리를 상세히 아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형적인 수수료를 바꾸기 위해서는 외국처럼 매입 보수를 연도 별로 나눠서 지급하고, 운용 실적과 연계해야 한다”며 “운용역이 자주 바뀌는 현상은 펀드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갉아먹기 때문에, 운용사도 직원 인센티브를 분할 지급해 펀드 투자자와 운용사, 운용역의 이해관계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