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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 3지구 하나투어 빌딩 재개발 속도전

개방형 녹지로 센트로폴리스와 연결 계획 센트로폴리스 측 동의없이 일방통행 동의 얻지 못하면 정비계획 차질 빚을 수도

2024-09-04 08:26:10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키움증권은 공평동 하나투어 빌딩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건물에 개방형 녹지를 조성해 이웃한 센트로폴리스와 연결해 개방성을 높인다는 개발계획을 서울시에 제출해 정비계획변경 지정을 받았다. 하지만 센트로폴리스 측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인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하나투어 빌딩 재개발 방안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종로구 공평동 일대 ‘공평구역 제3지구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공평구역 제3지구는 종각역과 인사동 거리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하나투어와 종로경찰서가 사용하는 30년 이상 된 하나투어 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출처: 서울시)

키움증권은 2021년 8월 지하 2층~지상 12층 규모의 이 빌딩의 저층부(지하 2층~지상 6층)을 1170억 원에 하나투어로부터 인수했다. 그리고 약 1년1개월이 지난 2022년 7월에는 상층부를 소유하고 있던 이화자산운용으로부터 지상 7층~12층을 추가로 매입했다.


키움증권이 서울시에 제출한 정비계획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개방형 녹지 도입, 공공기여 등을 통해 용적률 1181.64% 이하, 높이 140m 이내의 30층 내외의 건축물을 지을 계획이다. 용도는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계획됐다.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상 1, 2층에 인사동 일대의 문화공간 수요를 고려하여 전시실 등의 목적으로 활용가능한 문화 및 집회시설을 조성한 후 건축물을 기부채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신축 건물 내에 개방형 녹지를 조성해 서쪽 센트로폴리스에서 끊긴 공평동 옛길을 연결하고 동쪽에 조성될 공평공원과의 녹지 연계를 통해 연속적인 보행 및 휴게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키움 측은 개방형 녹지를 센트로폴리스와의 사이 공간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센트로폴리스 1층이 필로티 구조로 종각역에서 인사동으로 오갈 수 있도록 보행자 친화적인 건물로 건축되었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센트로폴리스 빌딩의 1층 보행도로와의 연계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센트로폴리스의 운용사인 LB자산운용 측에 센트로폴리스의 보행자 도로와 공평구역 3지구의 개방형녹지를 연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출처: 코어비트)

문제는 센트로폴리스 측이 이 같은 키움증권 측의 계획에 대해 찬성 의사도 밝히지 않았는데 키움증권이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상업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센트로폴리스의 건물 구조와 개방성을 활용하면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어 동의가 필수적이지만 최근 서울시가 과도한 퍼주기라는 부담 때문에 규제완화 분위기가 급변하자 속도전을 펼칠 수 밖에 없어 센트로폴리스의 동의도 없이 인허가를 진행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센트로폴리스와의 개방형 녹지 연결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가 축소돼 현재의 하나투어 빌딩 재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한편 키움증권은 2030년 신축건물 준공을 목표로 세웠으며 사업이 확장돼 사옥 확대 수요가 있으면 사옥으로 활용하거나 임대 목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계열사들이 현재 여의도 TP타워에 임차 중이지만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본사 사옥 ‘키움파이낸스센터’가 2028년 준공되면 이 곳으로 입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