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리츠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절반의 매각 논란

TY홀딩스, 사옥 인수 CR리츠에 500억원 출자해 50% 확보 TY홀딩스 대주주 지위로 향후 사옥 재인수 권한 확보 워크아웃 기업, 부동산 매각해 부채 갚는 취지에서 벗어나

2024-09-13 07:50:43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태영건설의 여의도 사옥을 두고 절반의 매각 논란이 나오고 있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기업구조조정(CR)리츠 설립을 통해 인수하는데, 태영건설 모회사인 TY홀딩스가 리츠 지분 50%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TY홀딩스가 성공적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향후에 사옥을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것이다.


워크아웃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사옥 등 부동산 매각 대금을 모두 상거래 채권과 금융권 부채 상환에 사용하지, 이처럼 사옥을 인수하는 리츠 또는 부동산 펀드 투자금으로 사용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인수하는 CR리츠에 500억원 출자

TY홀딩스는 9월3일 “TY1호기업구조정리츠 주식 100만주를 500억원에 취득해 지분율 50%를 확보한다”고 공시했다. 9월11일 120억원 보통주 인수가 이뤄졌고, 12월26일 추가로 출자한다. 태영건설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11 본사 빌딩을 2215억원에 CR리츠에 매각하기로 했다.



CR리츠가 제출한 거래 부동산 실사보고서를 보면, 거래금액 2300억원과 관련 비용 237억원(세금 112.6억원, 기타 124.7억원)을 합해 총 2537억원이 소요된다. 이 건물의 대출금은 선순위 1300억원, 중순위 400억원, 후순위 200억원 등 1900억원이다. 따라서 출자금으로 일부 고금리 대출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건물은 대지 3,704㎡(약 1120평), 연면적 40,748㎡ (약 1만2326평)으로 2007년 3월 준공됐다. 태영건설 공시가격 2215억원 기준으로, 토지는 평당 2억원, 연면적은 1800만원에 매입한 것이다. 


TY홀딩스, 배당 보다는 향후 사옥 재인수에 무게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 제기하는 첫째 이슈는 사옥 매각 가격이다. 2023년 2분기 현대카드는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부터 서울 여의도 현대캐피탈1관을 2450억원에 인수했다. 대지는 평당 1.9억원, 연면적 기준은 2177만원이다. 현대캐피탈1관은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워크아웃 기업은 현금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 부동산을 할인해서 파는 것이 일반적인데, 태영건설은 CR리츠에 거의 정상 가격에 팔았다. 


둘째 이슈는 DDI가 앞으로 진행할 우선주 투자자 모집이다. 올들어 오피스 빌딩의 우선주 연간 배당률은 6% 중반 수준이다.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하는 CR리츠 특징을 감안해도 6%는 줘야 한다. 이번 거래는 자산을 CR리츠가 인수하는 형태여서, 기존 대출 승계보다는 리파이낸싱 (Refinancing)에 가까워 대출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임대료 수입과 우선주 배당금을 감안할 때 보통주 투자자(TY홀딩스)의 배당금 수익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TY홀딩스는 배당 보다는 CR리츠 대주주 자격으로 향후 사옥을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은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자산을 매각해 금융권 부채를 상환하며 이자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태영건설은 500억원을 사옥을 되사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워크아웃 기본 취지와 관행에서 많이 벗어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