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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종로 떠나 영등포 이전 가능성

그룹 경영 효율화 노력과 맞물려 본사 이전 검토 임대료는 기존 수송스퀘어의 절반 수준 될듯

2024-10-11 07:47:07이현중hj.lee@corebeat.co.kr

서울 종로구 수송스퀘어의 최대 임차인 SK에코플랜트의 이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이 전체적으로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대기업인 SK에코플랜트도 영향권 하에 들어간 것이다. 이전을 검토중인 곳은 SK디앤디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개발 중인 '생각공장 영등포'다. 원래 고급 지식산업센터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지식산업센터 인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오피스로 용도 전환이 검토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수송스퀘어 임차 만기는 오는 2027년 6월로 영등포 생각공장의 준공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14일 부동산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송스퀘어의 86.7%를 임차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가 사무실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송스퀘어는 SK에코플랜트와 SK이노베이션(8.9%), SK가스(4.2%) 등 SK계열사가 대부분의 면적을 임차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SK에코플랜트 본사 사옥으로 인식되고 있다. 

왜 이사가나

SK에코플랜트 지난 2020년 이후 친환경 분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약 4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추가적인 M&A는 없었지만 부채 확대는 재무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총부채는 11조 3162억 원에 달한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 8835억 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늘고 있다.   


현재 입주하고 있는 수송스퀘어의 실질 임대료는(E.NOC) 기준 20만원대 중.후반 수준이다. 지난 2017년 SK디앤디가 수송스퀘어를 모건스탠리에 매각하면서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를 비롯해 SKT, SK가스 등 SK계열사들이 10년 임대차 계약을 맺었던 조건이다. 그동안 서울 중심 지역 임대료는 크게 올랐다. 인접지 비교 가능한 오피스인 콘코디언과 디타워 광화문의 NOC가 30만원 중반대여서 2027년 재계약시 40% 이상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임차 만기까지 아직 여유가 있지만 통상 기업들이 임차 만기 1년 이전부터 이주 여부 등 임차 관련 사항 전반을 검토하는 관례에 비추어 보면 SK에코플랜트가 현 시점에서 사무실 이전을 논의하는 것이 빠른 것은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끼리 사적인 자리에서 일부 (이전과 관련된) 그런 얘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회사 내부에서 사무실 이전과 관련된 공식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광화문 그랑서울에 입주해 있는 SK그룹 계열사들은 연말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두고 1년 연장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NOC기준 40만원을 넘어서는 임차료는 SK계열사가 감내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생각 공장 영등포

SK디앤디는 영등포구 양평동에 지식산업센터 개발을 추진했다. 이 부지는 한국GM의 서울서비스센터가 있던 곳으로 지난 2021년 말 대지면적 약 9928㎡(3003평) 중 약 68.6%인 6814㎡(2061평)의 땅을 SK디앤디가 1882억원에 인수했다. 이곳에 연면적 약 5만8853㎡(1만7803평)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생각공장 영등포'를 지을 계획이었다. 생각공장은 SK디앤디의 지식산업센터 브랜드로 성수, 당산, 구로 등에서 성공적으로 분양됐다. 하지만 2023년부터 급격히 인기가 떨어지면서 분양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분양 계획을 보류했다. 현재 일부 분양 대행사들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입주 의향 문의를 받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분양 가격 정보가 없는 상태다.


SK디앤디는 지식산업센터의 대부분을 오피스로 전환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공간은 지식산업센터로 분양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SK에코플랜트의 수송스퀘어 임대 면적은 1만3195평으로 '생각공장 영등포' 전체를 사용하고도, 일부 여유가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사업재편을 통해 재무구조의 안정을 꿰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서 임차료를 30만원대 중반까지 주면서 현재 임차를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사 소재지로 종로 핵심 지역을 고집할 이유도 없는 만큼 SK디앤디가 시행하고 자사가 시공까지 맡을 수 있는 생각공장 영등포는 매력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 수송스퀘어 매각 작업을 모건 스탠리는 매각 구조를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공실이 예상돼 건물 가치 산정의  중대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