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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생각공장 영등포, SK에코가 시공 & 입주

SK디앤디, SK에코플랜트의 실질 임대료 평당 24.7만원 제시 금융회사 PF 조달 위해 ‘대형 임차인 확보’ 조건 내걸어 SSG닷컴 이전하는 KB영등포타워, 입지 뛰어나도 19만원 수준

2024-10-18 08:41:1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SK디앤디가 ‘생각공장 영등포’의 오피스 전환을 검토중인 가운데,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입주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현금흐름이 많이 악화된 SK에코플랜트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본사를 종로구에서 외곽 지역인 영등포로 이전하는 것이다.


‘생각공장 영등포’는 당초 지식산업센터로 기획됐고, SK디앤디는 2024년 10월 분양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시장 침체를 감안해 빠르게 오피스로 전환됐다. 지식산업센터는 높은 공실률 때문에, 더 이상 분양 시장에서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실질 임대료 24.7만원에 10년 임차 조건 제시

SK디앤디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4가 1-1에 지하 5층 ~ 지상 20층, 연면적 58,853㎡(약 17,803평)지식산업센터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지식산업센터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오피스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SK디앤디는 2021년 말 한국 GM 서울서비스센터 가운데 일부인 6,814㎡(약 2,061평)를 1882억원(평당 9130만원)에 인수했다. 


SK디앤디는 공사 진행을 위해 PF 대주단 모집에 나섰으며, “SK에코플랜트가 2027년부터 10년간 임차할 예정이며, 실질 임대료(E.NOC)는 평당 24만70000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임대료는 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적은 영등포 일대에서 높은 수준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SG닷컴이 내년 1분기 이전할 KB영등포타워는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근처로, 여의도 접근성이 높다. 이곳의 실질 임대료가 평당 19만원 수준이어서, SK에코플랜트의 임대료는 시세보다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더블 역세권 입지와 대기업 계열사가 짓는 신축 빌딩, 입주 시기가 3년 뒤인 점을 감안하면 적정하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SK디앤디의 대주주는 SK디스커버리(31.3%)이며,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40.7%)다.


SK에코플랜트, 신축 빌딩 임대료 감안해 이전 결정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서울 종로구 수송스퀘어 빌딩 1만3915평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만기는 2027년 6월이다. 오피스 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임대 만기와 준공 시점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의 수송스퀘어 임대료는 20만원 중반 수준으로 ‘생각공장 영등포’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SK디앤디는 "수송스퀘어가 위치한 광화문 인근 임대료는 평당 3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3년 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SK에코플랜트가 지불할 임대료는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e-커머스 기업인 11번가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 본사를 서울스퀘어에서 경기도 광명으로 이전했는데, 임대료 부담이 50% 이상 줄었다. SSG닷컴도 연간 임대료를 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임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결국 SK에코플랜트는 ‘생각공장 영등포’ 시공사로서, 매출 차원의 공사 대금 수입을 감안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며 입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지식산업센터는 공실률이 너무 높아, 분양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SK디앤디 입장에서는 오피스 임대료를 높게 받아야 사업성이 확보되는데, SK계열사 말고는 다른 임차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PF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대기업 계열사라도 대형 임차인 또는 선(先)매수자를 확보해야만 대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