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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스퀘어 매각 '흥행'

입찰 하루 만에 적격 후보 4곳 선정 부담 없는 거래 규모에 다수 운용사 출사표

2024-10-18 08:48:30이현중hj.lee@corebeat.co.kr

핵심요약

입찰 하루 만에 교보AIM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 LB자산운용 등 4곳 적격 후보 선정 적당한 거래 면적과 부담 없는 거래 규모 부각 청계천 대로 변 인접 에다 을지로 지역 젊은 층에 '핫플'로 인식 CBD에 전략적 투자자 등장 이례적 사례로 꼽혀 단일 임차인 KB카드 임차 관련 이슈도 중요 변수 될 듯


시장 침체에도 흥행… 왜

서울시 중구 소재 크리스탈스퀘어 매각이 입찰 하루 만에 적격후보(숏리스트)가 선정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초대형 매물 압박과 외국계의 보수적 시각 속에 거래 침체가 나타나고 있지만 크리스탈스퀘어 매각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7일 있었던 매각 입찰에 10여 개 국내  운용사들이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바로 다음날인 18일  교보AIM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 LB자산운용 등 4곳의 적격 후보가 선정됐다. 매각 주체는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고, 수익자는 글로벌 운용사 애버딘으로 지난 8월 말 자문사로 컬리어스코리아를 선정하면서 매각 절차를 시작해 두 달도 안돼 적격 후보가 선정돼 빠른 속도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 초에는 적격후보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빌딩은 중구 수표동 47-1에 위치해 있다. 청계천 대로변 오피스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인 시그니쳐타워 옆 건물이다. 인접 지역에 장교동 한화빌딩, 미래에셋 센터원 등이 있는 중심권역(CBD) 핵심의 코어자산이다.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장교 12지구 서울 도심 재개발'의 일환으로 개발한 오피스다. 연면적은 1만 8423㎡(5573평)로 KB국민카드 IT서비스 그룹이 96%를 임차 중으로 임차 만기는 2026년 11월 말이다.


이번 입찰이 인기를 끈 배경은 입지와 적당한 규모의 거래 면적 및 거래 규모가 꼽힌다. 크리스탈스퀘어가 있는 을지로 주변은 청계천 대로변에 인접해 있어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데다 강남과의 연결성 또한 광화문이나 시청 주변보다 낫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거래 면적 또한 운용사들이 크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도전해 볼만하다. 현재 CBD지역에서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SFC)와 크레센도 빌딩은 연면적이 각각 3만6117평, 1만6567평으로 크리스탈스퀘어(5573평)의 6.4배, 2.9배에 달한다. CBD 지역에는 이 두 대형 빌딩 이외에도 퍼시픽타워(1만7998평), KDB생명타워(2만2059평), 남산스퀘어(2만2764평) 등 역시 대규모 빌딩들의 매각 일정이 진행되고 있어 매물 압박이 크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2000억원 대 초반 정도인 거래 규모도 딜 흥행에 영향을 준 대목이다. 담보인정비율(LTV) 60% 정도를 감안해 에쿼티로 들어갈 운용사 자금이 약 8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데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 여력이 남은 운용사들이 여러 곳 있는 만큼 이들 대부분이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적격 후보 중 한 곳은 전략적 투자자(SI)를 투자자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지역이 전통적으로 오피스 임대 시장이라 전략적 투자자의 등장은 드물었다. 지난해 이후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스케일타워 지분 50% 인수), 넥슨(오토웨이 타워 지분 50% 인수) ,알레르망(T412 인수) 등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한 빌딩 모두가 강남권역이다.  현재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테헤란로의 코레이트타워도 게임 개발사가 운용사와 손잡고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매수 희망가 평당 3700만원대…관전 포인트는?

업계에 따르면 인수 희망가는 대략 평당 3700만원 내외로 추정된다. 연면적으로 환산하면 매각 추정가는 2062억 원 정도다. 올해 CBD지역에서 신한알파리츠가 인수한 시청역 인근 씨티스퀘어 정도(평당 3750만원 인수)가 평당가가 비슷하다.


을지로 주변이 전통적인 오피스 지역인 시청역에 비교해서도 투자 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청역 주변은 작은 상점이나 음식점이 밀접해 있어 복잡도가 높고, 서소문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변에 오래된 건물들도 많다. 이에 반해 크리스탈스퀘어가 자리한 주변 상권은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 소규모 상점들이 밀접해 최근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소위 ‘핫플’이 많이 생기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을지로가 기존 낡은 건물이 신축으로 재개발되면서 강남 핵심 지역에 버금가는 사무 지역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사실상 단일 임차인인 KB카드의 임차와 관련된 문제는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KB카드는 현재 내수동과 크리스탈스퀘어에 분산된 인력을 여의도 원센티널로 이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원센티널 입주 가능 시점이 2025년 3월 정도로 관측되는 가운데 KB카드가 크리스탈스퀘어 임차를 중도 해지할 가능성도 있다.


임대 운용 목적으로 이번 입찰에 참여한 적격 후보의 경우 공실 리스크를 지고서  인수 후 가져갈 임대 전략에 따라 제안하는 인수 가격이 달라질 개연성이 크다. 을지로 지역의 입지적 강점을 배경으로 새로운 임차인 유치가 가능하고 임대료도 올릴 수 있다면 공격적인 가격도 가능해 보인다. 크리스탈스퀘어 실질 임대료는 E. NOC 기준 평당 29만4000원 수준으로 시그니쳐타워(33만7000원), 씨티스퀘어(33만4000원) 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편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에는 KB카드의 이전 여부와 그 시점이 가격 제시의 주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 시장 참여자는 “임대를 인수 목적으로 가진 곳에서는 인수 후 임대 전략이 ,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에 KB카드의 이전 여부와 시점 등이  거래 추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