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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수표구역 선매입한 에버딘 대체할 새 투자자 물색

한강에셋 통해 3.3m²당 3950만 원 투자할 펀드 투자자 모집 에버딘과 컴투스, 이도와 선매입 합의한 뒤 수표구역 시행지분 99% 확보 1% 지분 가진 이도가 투자자 교체할 수 있는 것은 배액배상권 확보했기 때문

2025-01-31 08:52:18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을지로 수표구역 재개발사업 시행사인 이도가 수표구역에 짓고 있는 신축 빌딩 ‘원 엑스’를 3.3m²당 3950만 원에 투자할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3.3m²당 3100만 원에 선매입을 한 영국계 자산운용사 에버딘과 게임업체 컴투스를 대체할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이다.

에버딘과 컴투스는 2021년 수표구역 신축건물을 3.3m²당 3100만 원에 매입하기로 이도와 합의했으며 이를 토대로 이도가 수표구역 시행을 위해 설립한 트윈웍스PFV의 지분을 이도로부터 각각 50%, 49% 인수했다.


말하자면 수표구역의 지배적인 사업자는 에버딘과 컴투스다. 그런데 시행업체의 지분 단 1%를 가진 이도가 어떻게 일방적으로 99%의 지분을 가진 에버딘과 컴투스를 새로운 투자자로 교체할 수 있는 것일까.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는 바로 이도가 에버딘과 컴투스의 투자금액의 배액을 배상하고 사업권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 공시에 따르면 2021년 트윈웍스PFV 지분 49%를 주당 670만 원(액면가 5000원)에 거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역산하면 준공된 건물의 가치를 3.3m²당 3100만 원으로 합의하여 이도의 지분을 매입한 것이다. 사옥을 찾고 있던 컴투스는 이 거래로 임대면적의 절반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임차권도 확보하였다. 


에버딘도 시행법인의 지분 50%를 컴투스와 같은 주당 670만 원, 총 1560억 원에 매입했다. 이 중 500억 원은 선금으로 지급했으며, 1060억 원은 완공 후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도는 이 거래를 통해 빌딩가격이 1조원이 넘는 초대형 빌딩의 선매수자와 주요 임차인까지 확보하였다. 이와 함께 이도는 추후 선금의 2배인 1000억 원을 배상하고 사업권을 되찾을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도는 이 같은 배액배상권을 근거로 새로운 투자자로부터 받는 투자금으로 에버딘과 컴투스에 각각 10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을 배상하고 시행사 지분을 되찾은 뒤에 이를 새로운 투자자에게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도, 새 투자자 확보하면 수표구역에서 추가 4400억 원 이익 챙길 듯

이도는 계열사인 한강에셋자산운용을 통해 기존 투자자를 대체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한강에셋운용의 희망가격은 3.3m²당 3950만 원이다. 기존 가격보다 27%나 비싼 가격으로 건물가격은 2조원을 넘어선다.


한강에셋자산운용은 에퀴티 4300억 원을 모집중이며, 이 중 일부는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을 배액배상하고 사업권을 넘겨오는 계획이다. 


상업용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표구역은 '2030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의 대표적인 수혜 프로젝트 중의 하나이다. 용적율은 742%에서 1178%로 증가하고 높이는 103.8m에서 148.8m로 높아져 연면적이 기존에 인허가 받은 면적보다 48%나 증가했다. 기존 투자자와 합의한 가격인 3.3m²당 3100만 원 기준으로 공사비 증가 등 원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업계에서는 약 3000억 원의 시행이익을 추가로 벌게 된 것이라고 추산한다. 


이도의 계획대로 3.3m²당 3950만 원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게 되면 시행이익 4400억 원이 추가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도는 호텔 수준의 컨시어지 서비스와 입주사 전용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해 원 엑스를 을지로 권역의 랜드마크로 계획하고 있고 컴투스가 키 태넌트로 전체 연면적의 30%를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도가 컴투스의 원 엑스 지분을 되 사갈 경우 컴투스가 키 태넌트로 원 엑스에 입주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표구역은 서울시 2030으로 연면적은 크게 늘어 났으나 준공이 2026년에서 2028년 4분기로 늦춰졌다"면서, "이 시기에 CBD 오피스 빌딩이 대거 공급될 예정이어서 이도가 얼마나 신규 투자자를 확보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