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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비중 ‘확’ 줄인 DL…'수주'보다 '이익'

주택 비중 감소로 원가율 안정화 및 영업이익 증가 3분기 기준 주택 비중 50%로 뚝.. 전년말보다 8%P↓ 수익성 위주로 선별적 정비 사업 수주

2024-11-01 07:57:07이현중hj.lee@corebeat.co.kr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건설사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는 가운데, DL이앤씨의 성과가 눈에 띈다.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며 주택 건설 비중을 크게 줄였다. 실리를 중시하는 전략이 원가율 하락으로 이어져 내실 위주 성장을 이루었다는 평가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도시 정비 사업의 수주를 진행하지 않은 DL이앤씨가 하반기 서울에서 사업성 좋은 곳 위주로 선별적인 수주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잠실우성 4차 재건축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자양7구역 재건축 등 3곳이 DL이 수주한 사업장으로 모두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들이다. 


수익성 위주의 양호한 실적은 원가율이 가장 높은 주택 부분 비중을 줄인 것이 주요했다. 전체 매출에서 주택부분 비중은 올 3분기 기준으로 50%로 떨어져 2023년말 58%보다 8%p나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분양가 경쟁을 통한 무리한 사업 수주를 자제하며  철저하게 돈 되는 사업에 수익성을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 이외에 대부분 건설업체 실적은 나쁘다.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4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22.4%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3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22.1% 줄어든 2360억 원에 그쳤다. 


부진한 수익성에는 원가 부담이 주된 이유다. 특히 원가율이 가장 높은 현대건설의 3분기 원가율은 95.2%로 전년 동기 93.9% 보다 1.3%p(포인트) 더 늘었다. 지난 2021~2022년 도시 정비 사업을 확대한 여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2조 8322억 원의 도시 정비 수주고를 기록해 1위로 올라선 후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나서 2022년에는 9조 3395억 원까지 늘었다. 수주한 물량은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여파에 그대로 노출돼 고공행진 중인 원가율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 들서도 현대건설의 정비 사업 수주는 이어지고 있다. 정비사업 수주 1위를 노리는 현대건설은 서울과 부산 이외에 성남과 인천에서 물량을 확보해 여전히 외형 중심의 확장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을 포함해 수주 규모는 3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반기 들어서도 한남 4구역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경쟁 중이다. 


한편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건설 공사비 지수는 지난 3년 간 26% 상승했다. 인건비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실제 인건비가 최근 3년 새 50% 이상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인건비 상승은  계약한 공사비와 실제 공사 비용 간의 격차를 확대시키고,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는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을 채택한 DL 그룹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