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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파이낸스센터 브릿지론 2순위 이하 출자전환 추진

2837억 원 중 1순위 1600억 원, 2순위 이하 1237억 원 신한캐피탈, KB캐피탈, 엠캐피탈, 오케이캐피탈 등 시행사, PF 전환 위해 선매각 추진해왔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 대주단, 출자전환으로 사업성 높여 PF 유치 직접 나서

2024-11-11 08:30:56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서울 을지로3가구역 1·2지구에 추진되고 있는 을지파이낸스센터(EFC)의 브릿지론 대주단이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2순위 이하 대출의 출자전환을 결정하고 직접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치에 나섰다.


EFC의 시행사가 PF 전환을 위한 준공 전 선매각을 진행해 왔으나 잇따라 실패하자 브릿지론의 규모를 줄여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11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EFC의 브릿지론 대주단은 총 1200억 원의 2순위 이하 대출을 출자전환 하기로 하고 EFC 착공을 위한 PF를 모집하고 있다.


EFC의 브릿지론 규모는 총 2837억 원으로, 1순위 트랜치A가 1600억 원, 나머지 1237억 원이 2순위 이하 대출이다.


브릿지론은 개발 프로젝트의 시행자가 부지 매입 등을 위해 조달하는 것으로, 브릿지론 대주기관들은 인허가 완료로 착공 준비가 됐을 때 시행자가 본PF를 유치하면 원리금을 상환 받는다. 브릿지론 대주들이 원리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그만큼 본PF 유치가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브릿지론 대주들은 EFC가 도심권역(CBD)에서도 입지가 뛰어난 을지로에 위치해 있어 준공만 되면 원리금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브릿지론을 출자전환하면 본PF로 상환해야할 대출 규모가 줄어들어 사업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게다가 브릿지론 대주 기관이 주주가 되면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므로 PF를 제공하는 기관도 안심하고 자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을지로3가구역 1·2지구 시행자인 아이비네트웍스는 EFC 건설을 추진하면서 2022년 5월 총 2837억 원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트랜치 A(1순위·올인 코스트 기준 대출금리 9.57%) 1600억 원은 메리츠화재, 나이스수표제이차가 제공했다. 트랜치 B~D 1200억 원(금리 11.36~18.57%)은 신한캐피탈, KB캐피탈, 엠캐피탈, 오케이캐피탈, 한국캐피탈 등이 댔다. 메리츠증권, 키움 SPC, 한양증권 SPC는 후순위 대출 37억5000만 원을 제공했다.


브릿지론과 별개로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이 금리 7.6%로 80억 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아이비네트웍스는 브릿지론을 받은 이후 작년초부터 선매각을 추진해 지금까지 3곳의 자산운용사와 협상을 벌여왔으나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작년 3월 입찰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3m²당 4150만 원의 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5개월만에 MOU를 해지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 약정을 체결하고 협상에 나섰으나 가격차로 올해초 매입 의사를 철회했다. 이어 삼성SRA자산운용도 올해초부터 매입을 검토해왔으나 역시 지난 9월 매입을 포기했다.


아이비네트웍스는 이후 다른 매수자를 물색해 왔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얼마전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가 매입 의사를 밝혀 왔으나 3.3m²당 4000만 원을 웃도는 원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3500만 원을 제시해 본격적인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