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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리얼에셋, 뉴욕 195 Broadway 투자 손실률 40% 넘어
10월말 선순위 대출금 3.5억 달러, 만기 1년 연장 외국 은행들 환헷지 계약 거부로 환율 리스크에 무차별 노출 펀드 만기 5년 연장, 부동산 시장 회복되면 매각 추진 계획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이하 한투리얼에셋운용)이 미국 뉴욕 중심부에 위치한 오피스에 투자해 손실률이 43%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금리상승으로 촉발된 미국 오피스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주단은 10월 말에 선순위 대출금 만기를 1년 연장하며 금리를 약간 올렸으나, 내년 리파이낸싱(Refinancing) 시점에는 시장 금리인 5~6%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 당선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4%를 넘어서, 미국 중앙은행(FRB)이 기준 금리를 인하해도 시장 금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투리얼에셋, 2019년 뉴욕 195 Broadway 오피스 빌딩 투자
한투리얼에셋운용은 2019년 10월 ‘한국투자 뉴욕 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해 미국 뉴욕 도심에 위치한 ‘195 Broadway’를 인수했다. 매입 가격은 4억7500만 달러(약 5771억원이지만), 세금과 실사 등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5억3000만 달러(약 6447억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다.
투자 당시 임대율은 98%였다.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대형 임차인이 중간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고 빠져나가면서 2024년 4월말 임대율은 86%로 떨어졌다.
한투리얼에셋은 공모 펀드와 선순위 대출금(3억5000만 달러) 만기를 2024년 10월말로 일치시켰다. 펀드 만기 이전에 오피스를 매각해 차익을 얻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오피스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매각 자체가 어려워지자, 한투리얼에셋은 올해 8월에 펀드 만기를 5년 추가로 연장했다. 선순위 대출금은 만기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했으며 금리는 3.0%에서 3.5%로 올라갔다. 내년 10월 리파이낸싱 시점에는 대출 금리가 시장 금리 수준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쪼그라드는 배당…대주단 자금통제권 발생 가능성
미국 현지 선순위 대출 계약에는 “대출 원금 대비 일정 수준(7%) 이상의 순영업이익(NOI)을 유지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대주단이 자금 통제권을 갖는다”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조항이 있다. 해외에서는 대주단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LTV(담보인정비율) 이외에 임대료 등 현금흐름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Debt-yield Covenant)을 포함시킨다.
2021년초 전체 면적의 16%를 사용하는 노텔(Knotel), 모다 오페란디(Moda Operandi)가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면서 이 비율이 7% 밑으로 떨어져 대주단의 자금 통제권한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배당금이 크게 줄었다. 해당 비율이 다시 7%를 회복해 배당금이 지급됐으나 연간 2~3%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3년 8월, 2024년 2월에는 대출 만기 연장 비용 (35만 달러)과 신규 마케팅 비용 확보를 위해 배당이 중단됐다. 그런데 지난 10월 만기 연장에서 순영업이익 비율이 8%로 올라갔다. 그만큼 대주단이 원금 회수 리스크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이며, 투자자 배당의 몫은 더욱 줄었다.
한투리얼에셋은 펀드 만기를 5년 연장함에 따라 투자 당시 체결한 환 헷지(hedge) 계약도 연장해야 하지만, 외국 은행들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계약 연장을 거부해, 환율 변동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됐다.
11월13일 기준 펀드 기준가는 572원으로 투자 수익률은 -4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