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정책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부지 9만 평 분양 방식에 촉각
공모방식 VS 최고가 입찰방식 외국계 기업 아태본부 유치에 사활 건 서울시, 공모 방식 선호 가능성 높아 지분 70% 가진 코레일은 최고가 입찰로 매각 수입 극대화 원할 듯
국토부-서울시-코레일, 용산국제업무지구 위한 공동협약 체결
서울에 남아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용산정비창의 개발계획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곳을 싱가포르와 홍콩을 뛰어넘는 아시아·태평양의 3대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지분 70%를 가진 철도공사와 30%를 가진 서울시의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엇갈려 향후 개발 사업자에게 부지를 매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결정될 지에 부동산 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28일 49만4600m²(14만9700평) 규모의 용산정비창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발계획을 고시했다.
또 국토부와 서울시, 철도공사는 28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육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3개 기관은 앞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공간계획, 교통개선, 주택공급 등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시 개발계획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부지에 최고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 등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가 개발된다.
향후에는 건축물 용도와 밀도 규제가 없는 화이트존인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창의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용적률은 최대 1000%, 최고 100층 내외 국제업무지구로 계획됐지만, 향후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되면 일부 획지에 용적률 최대 1700%를 적용해 고밀 복합개발을 유도하기로 했다.
땅값만 27조 원…내년 하반기 분양 예정
개발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49만4600m²의 부지 가운데 도로, 공원, 녹지 등 기발시설 용지를 제외하고 약 60%인 29만6000m²(약 9만평)가 △국제업무존(8만8557m²) △업무복합존(10만4905m²) △업무지원존(9만5239m²) △복합문화존(7635m²) 등 4개 구역 20개 블록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한 가운데에 위치한 국제업무존(4개 블록)에는 100층짜리 랜드마크 등 프라임급 오피스와 전시·컨벤션(MICE) 시설, 호텔, 광역환승센터 등이 들어선다. 업무복합존(10개 블록)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업무·기업지원 시설이 입주한다. 뒤편의 업무지원존(5개 블록)은 배후지로서 주거·교육·문화 등 지원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 실시계획 인가를 완료한 뒤 하반기에 민간 사업자들에게 부지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부지를 매입한 민간 사업자들이 2028년부터 오피스, 아파트 등을 착공하면 2030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민간 사업자들의 관심은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가 어떤 방식으로 매각될 지에 쏠리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지분 70%를 가진 철도공사는 재무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용산정비창 부지를 비싼 값에 매각해 분양수입을 극대화하기를 바랄 가능성이 높다. 비싼 값을 받으려면 최고가 입찰방식을 통해 매각하면 된다.
철도공사는 2011년 이후 고속철도 요금은 동결됐으나 노후차량 교체, 철도 안전망 구축 등 투자부담을 가중되고 있어 2017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2018년 말 10조4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4조8000억 원으로 늘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민간에 분양하는 부지(9만 평)의 시장 가치는 평당 3억 원씩 27조 원을 웃도는 규모여서 철도공사로서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서울시의 최우선 목표는 분양 수입 극대화라기 보다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라는 취지에 걸 맞는 유수의 외국계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주한 글로벌기업의 대표들을 초청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글로벌기업 헤드쿼터 유치를 위한 간담회를 여는 등 외국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시는 외국계 기업을 투자자나 임차자로 확보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부지를 분양하는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가 입찰보다는 사업계획을 공모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상업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많은 투자자들이 용산국제업무지구 분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분양 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개발 사업비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