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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타워 '0' vs 크레센도 '5'...왜?
퍼시픽타워 매각 실패, 애매한 입지와 오래된 연식이 원인 시장 유동성 부족 속 딜 규모 너무 큰 점도 단점으로 꼽혀 크레센도는 '김앤장' 우량 임차인 부각 속 탄탄한 임대료 강점 부각
12월 초 진행된 퍼시픽타워와 크레센도빌딩의 매각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퍼시픽타워는 흥행 실패 속에 매각을 철회한 반면, 크레센도빌딩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인수 의향을 제시한 곳이 5곳에 달하는 등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자산운용은 12월 초 진행한 퍼시픽타워 매각 입찰에서 인수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고, 매각을 철회했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2018년 4300억 원에 매입했고, 주요 수익자인 주택도시기금은 기금여유자금으로 약 1900억 원을 투자했다.
애매한 입지와 연면적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
2025년 3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세빌스코리아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시장과 눈높이 차이만 확인하고 매각을 접었다. 매각이 실패한 가장 큰 변수로 다소 애매한 위치와 22년이 경과한 건물연식이 꼽힌다.
퍼시픽타워가 소재한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135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 9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4분 정도 거리지만, 대로변에서 떨어져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변수다.
연면적 5만9500.43㎡(1만7998.88평)에 달하는 규모도 매수에 부담이다. 매각 희망가는 약 6300억 원(평당 3500만원)으로, 2023년에 매매된 콘코디언(6292억원, 평당 345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쌓이는 매물을 소화할 유동성이 부족한 최근 시장 상황도 매각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 여유자금 규모가 급감한 주택도시기금은 매각 필요성이 크지만, 현재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의 적기가 아니라는 운용사의 판단을 수익자가 받아들여 매각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 시기 입찰을 진행한 크레센도 빌딩은 입찰 전부터 인수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며 5곳이 입찰 의향서를 제출, 흥행에 성공했다. 단일 임차인 김앤장의 임대 만기가 2029년으로 앞으로 5년 여 동안 임대료가 안정적으로 들어와 현금 흐름이 탄탄하다.
세종대로 변에 위치한 크레센도 빌딩은 뛰어난 가시성과 교통 접근성 덕분에 매력적인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Flight to quality
매물이 쌓이고 있는 서울 오피스 시장에 향후 공급도 앞으로의 변수이다. 당장 내년 1월 엠플러스자산운용이 개발해 공급하는 중구 초동의 Project107빌딩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이 빌딩은 도보 3분 거리에 지하철 을지로 3가 더블 역세권에 위치하고, 400평이 넘는 전용면적, 무주공간과 2.8m 천정고, 임차인을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 등 최근 신축 오피스 트렌드를 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자들의 Flight to quality(우량 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신축빌딩의 공급은 연식이 오래된 건물들의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해외시장에서 극단적인 우량자산 선호현상을 목격하고 있고, 서울 오피스시장도 같은 트렌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매도자들이 철저한 매각을 위한 전략과 계산이 없이는 좋은 가격에 자산을 매각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