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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매각의 걸림돌, 'RCPS' 1200억 원

사실상 고금리 부채인 전환상환우선주(RCPS) 1200억원...향후 상환 부담 커 고정 이하 자산비율이 47%에 달해... 추가 부실 가능성도 회장 임기 끝나는 NH금융지주, 인수 참여 가능성 낮아

2024-12-16 09:08:15이현중hj.lee@corebeat.co.kr

매각을 추진중인 무궁화신탁의 전환상환우선주(이하 RCPS) 상환 부담과 자산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회사측은 매도 희망가격을 너무 높게 제시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아, 금융 감독 당국이 제시한 내년 1월말까지 현실성 있는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궁화신탁은 삼정KPMG를 주간사로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주가순자산비율(PBR) 2~3배를 원하고 있는데, 2024년 9월말 자본 총계(2425 억 원)를 감안하면 최소 5000억이 넘는 규모다. 




사실상 부채인 RCPS 1200억 원

무궁화신탁은 재무상태가 악화될 때마다 RCPS를 발행해 긴급자금을 수혈했다. 총 발행 규모는 1200억 원에 달한다. 2024년 9월말 자본총계의 절반에 육박하는 큰 규모다. 



RCPS는 회계상 발행 액면 금액 전부를 자본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RCPS가 사실상 채무와 같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3, 4회차 300억 원은 배당금 뿐 아니라 발행가액의 연 3% 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RCPS 발행 조건도 회사에 불리하다. 2021년 발행된 RCPS는 우선배당률이 연 8%에서 시작해 매년 1%씩 누적 가산, 10년 후에는 18%까지 상승하는 구조다. 2023년에 발행된 300억원 규모의 RCPS 역시 발행 후 4년까지는 9%의 배당률이 적용되지만, 5년차부터는 17%로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실제 회사가 RCPS 투자자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2023년 108억원에 달해 그 해 영업이익(164억원)의 65%에 달한다. 

매수처 거론되는 NH금융지주 올해 회장 임기 만료

실적은 가파른 하향 곡선이다. 2023년 영업이익(164억원)은 2022년보다 62%나 줄었고 2024년 1-9월 89억원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6억8000만원 적자다. 


부진한 실적은 책임준공 확약형 신탁(이하 책준형 신탁)의 부실이 원인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전체 신탁 사업장 67개 중 35개 사업장이 책준형 신탁이다. 2019년 679억 원이었던 책준형 신탁 사업 규모는 2022년 1조원까지 불어났다.


신탁계정대의 규모도 2021년 1770억원에서 2023년 2465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는 신탁계정대의 30%를 대손 충당금으로 적립했지만, 부실화 위험이 큰 고정이하 자산 비율이 47%여서 추가 부실가능성도 있다. 


한편, NH농협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석준 회장의 임기가 연말에 종료된다.  지난 9월 말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 후임 인선을 진행하고 있다. 최고 경영진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인수합병(M&A)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추가적인 자산 부실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고 RCPS가 사실상 부채와 유사해 재무 부담이 상당히 크다"면서 "NH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변수도 매각의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