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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6.8조 양재동 도심 첨단물류단지, 연내 착공 어려울 듯

하림그룹, 지난달 서울시에 사업 계획 변경 신청 서울시, 이달 7일부터 한 달간 주민 열람 다시 진행 “사업 일정 변경 없다” VS “차질 불가피하다”

2025-01-10 08:59:51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하림그룹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터에 짓기로 한 ‘양재 도시 첨단 물류단지 개발사업’의 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2월 서울시로부터 개발 계획을 승인받았고, 그동안 올 상반기에는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하림 측은 “현재까지 연내 본격화한다는 사업 일정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연내 착공도 쉽지 않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주차장·R&D 관련 시설 등 위치 옮겼다

13일 하림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7일부터 ‘양재 도시 첨단 물류단지 계획 변경(안) 승인 신청’에 대한 주민 열람을 진행 중이다. 기간은 다음달 7일까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변경안은 지하 1~4층에 있던 주차장을 지상 2~8층으로 옮기고, 공공기여 시설인 R&D와 업무시설 위치도 지상 18~22층에서 지상 3~7층으로 내렸다. 또 호텔, 아파트 등의 면적은 늘리고 R&D 관련 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은 축소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은 교통 영향 평가부터 다시 받아야 할 것으로 봤다. 이에 계획 변경 안과 변경 안이 미칠 교통 영향 평가 등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듣는 작업(주민 열람)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 사업은 서초구 양재동 225일 일대 8만 6000㎡(2만 6000여 평) 부지에 지하 8층~지상 56층, 연면적 147만 여㎡(약 44만 4000여 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업무시설(콤팩트시티)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IC)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데다, 건물 크기(연면적)가 현대자동차그룹이 강남구 삼성동에 지을 ‘글로벌비즈니스센터’보다 1.6배 이상 커 사업 초기부터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여기에는 물류시설과 판매시설, 공동주택(998가구), 오피스텔(972실),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또 연구 개발(R&D) 관련 연구·업무 시설과 공공 임대주택(45가구) 등도 지어진다. 


투입될 사업비도 매머드급으로, 무려 6조 8712억 원에 달한다. 하림은 2조 3000억 원(토지비 포함)은 직접 조달하고, 나머지 가운데 6000억 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3조 8000억 원은 분양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계획에 대해 1년 넘게 진행한 사전 절차를 거쳐 지난해 2월 29일 최종 승인했다. 이에 하림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올 상반기 착공하고, 하반기에는 분양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지난달 23일 하림이 서울시에 사업계획 변경을 신청하면서 일정에 변수가 생겼다.


“사업 심의 과정에서 제안한 요구 반영” VS “수익성 제고 위해 변경”

하림 측은 사업 계획 변경에 대해 “사업 심의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교통 환경 개선 사업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업 일정 차질 우려에 대해서도 “계획 변경 안은 교통 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진 작업이어서 무리 없이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공개했던 일정을 유지하는 게 현재까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변경안에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흔적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의 고위 관계자는 “주차장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린 것은 공사비 절감 효과를, R&D 시설 위치를 저층부로 내린 것은 분양 수익 극대화를 노린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 일정에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착공을 앞둔 시점에 사업 계획을 변경하는 만큼 연내 착공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업체 출신 부동산 개발 전문가 K씨는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교통 영향 평가를 다시 밟게 되면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며 “연내 착공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