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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건설, 여의도 FKI타워에서 방 뺀다

임대기간 만료에 따라 임대료 낮은 곳으로 옮기기로 FKI타워 실질임대료, 주변 오피스보다 10% 높은 탓 허리띠 졸라매기 나선 건설업체들 본사 이전 러시도 영향

2025-01-15 08:33:41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DL이앤씨의 자회사이자 도급 순위 13위의 대형 건설사인 DL건설이 본부 사무실을 서울 여의도에서 시 외곽지역으로 이전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의 여파로 최근 러시를 이루고 있는 건설사 본사 이전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4번지 FKI타워(한국경제인협회빌딩)에서 사용 중인 본부 사무실의 임대 기간 만료가 임박함에 따라 새로운 사무실을 구하기로 했다. DL건설의 서류상 본점은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다. 다만 여기에는 소수 인력만 있고, 서울 사무소를 사실상 본사처럼 이용하고 있다.


DL그룹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이용하고 있는 사무실 임대료가 처음 입주 때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사무실 이전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FKI타워의 월 실질임대료(E.NOC)는 3.3㎡당 28만 8000원. 주변 일대 오피스의 실질임대료 평균이 25만 8000원임을 감안하면 10% 이상 비싸다.


그는 또 “새 사무실은 모기업인 DL이앤씨가 입주할 강서구 마곡동 ‘원그로브’로 오가기 편한 지역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2월 중에는 후보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기준에서 경기 부천시 등도 유력한 이전 후보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L건설은 1956년 설립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건설업체. 처음에는 ㈜천광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가 1974년 삼호주택을 거쳐 1981년 종합건설업체로 발돋움하며 ㈜삼호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1980년대 초 중동 건설 붐이 식으면서 경영 위기를 겪다가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1986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인수됐다. 대림산업은 이듬해인 1987년에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고려개발을 인수했다.


삼호는 DL그룹에 인수된 이후 주택사업 위주로 독자 행보를 걸었지만, 2009년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빠졌다가 2016년에 졸업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어 2020년 7월 고려개발과 합병하면서 DL건설로 다시 변신했고, 지난해 2월에는 DL이앤씨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한편, 대형 건설회사들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잇따라 본사를 옮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비용 절감 수단으로 싼 임대료를 찾아 나선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개발을 맡았던 사업지로 본사를 이전하려는 곳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표적이다.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지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사업은 월계동 85-7 일대 광운대역 물류 부지에 49층 규모 아파트·오피스·쇼핑몰·호텔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이다. HDC현산은 이 사업의 시행과 시공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