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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 신촌 로터리 인근 도심 재개발 사업 포기

마포 3-3구역 개발사업권, 지난해 12월 말 매각 사업 지연 장기화로 브릿지론 등 비용 증가 부담 마포구청, “연내 사업 재개 어려울 것으로 판단”

2025-01-17 08:23:50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대체투자 전문 운용업체 피에이아이(PIA)가 서울 마포구 신촌 로터리 인근에서 진행하던 도심 재개발사업(마포 3-3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2019년 11월 PFV를 설립하며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백기를 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 로터리 일대는 강북 도심지역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로 손꼽혔던 곳”이라며 “장기화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0일 마포구청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31-77 일원에 위치한 마포 3-3 재개발 사업은 최근 사업자 변경에 따른 사업 중지 방침이 내려졌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30일자로 매각이 이뤄진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올해 중에는 사업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서강대에서 신촌로터리 사이에 위치한 마포 3-3구역, 3245㎡(982평) 부지에 지하 6~지상 21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1개 동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는 공동주택 288세대와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사업은 PIA가 2019년 11월 자본금 98억 원으로 PIA신촌PFV를 설립하며 본격화됐다. 주주 구성은 PIA 91.8%, 현대차증권 5.1%, 신한자산신탁(옛 아시아신탁) 3.1%다. 


이후 2020년 말 정비계획 변경과 2022년 2월 사업시행인가, 같은 해 9월 관리처분 인가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사업은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22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 우려에 발목이 잡혔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본사업 이전에 투입될 토지비와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조달한 브릿지론은 2020년 920억 원에서 2023년 1380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3년에는 외부 차입으로 필요 자금을 다 확보하지 못하자 모회사인 PIA가 580억 원을 최후순위로 빌려줬다. 


마지막에 진행된 브릿지론은 만기상환일이 지난해 9월 21일이었다. 결국 당분간 시장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질 않자 PIA는 사업권 매각을 통한 대출 상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사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PIA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리먼브라더스 출신들이 세운 회사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리먼브라더스가 2008년 9월 파산하자, 이듬해 4월 국제부동산투자그룹에서 근무하던 실무자들이 나와서 만든 것이다.


이들은 리먼브라더스가 보유하고 있던 우량 부동산 채권들을 활용하면서 큰 성과를 냈고, 이후 국내외 부동산 투자로 영역을 넓혀갔다. 2016년에는 PIA자산운용을 설립하며 부동산 개발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사업을 잇따라 매각하며 숨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2023년 말 서울 구로구 구로봉 쌍용차서비스센터 부지 개발사업(PIA구로역PFV), 서초구 서초동 사업 부지를 각각 팔았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노른자위 개발 프로젝트로 알려진 중구 을지로 오피스 개발사업(을지로75PFV)의 지분(11.8%) 전량을 제3자에게 상당한 수준 할인해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