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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1.6조 포항역 복합개발사업에서 손 뗀다

대체 시공사 선정 방침 정하고 국내외 투자자 접촉 중 8000억 시공권 넘기고, 공사비 90% 준공 전 지급 조건

2025-02-07 08:12:17황재성js.hwang@corebeat.co.kr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신세계건설이 경북 포항시에 추진하던 옛 포항역 복합개발사업(이하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1조 6000억 원에 수도권과 부산 이외 지역에서 추진되는 초고층 랜드마크를 짓는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던 프로젝트였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4일 이마트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가운데 본격적인 부실 사업 털어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 시공사에 브릿지론 상환 부담도 면제 방침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항역 복합개발사업 시행사인 ‘포항프라이머스프로젝트투자금융’(PFV)은 신세계건설을 대체할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을 접촉 중이다.


매각 조건은 8000억 원(추정치) 규모의 시공권을 넘기되 공사비의 90%를 준공 전 지급하는 것이다. 다만 공사비 규모가 크고, 공사 기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해 PF를 두 차례로 나눠 조달하는 조건이다.


신세계건설은 앞으로 1년 내 대체 시공사에 모든 권리를 넘길 계획이다. 하지만, 브릿지론에 대한 신용 공여는 그대로 남아있어 대체 시공사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만기가 돌아온 2020억 원의 브릿지론을 5월 7일까지 3개월 이상 추가 연장했다. 브릿지론은 2023년 말 기준 1700억 원에서 320억 원이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사업에서 철수할 때 자금보충 약정을 맺은 후순위 대출금을 대신 갚는 수준에서 정리한다”며 “신세계건설의 경우 2020억 원이라는 브릿지론 전액을 갚아주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서, 신용 공여는 그대로 두고 시공권만 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부산 제외한 전국 최고층 복합 건물

이 사업은 경북 포항시 북구 대흥동 일대 1만 5600㎡(약 4700여 평) 부지에 지하 5층~지상 70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3개 동과 호텔 1개 동을 짓는 프로젝트이다. 연면적만 29만 9000m²(약 9만여 평)에 달한다. 여기에는 아파트(1124세대)와 호텔, 근린생활시설, 집회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추정사업비는 1조 5781억 원. 아파트 분양대금 1조 3900억 원과 메리어트가 운영할 예정이던 호텔(840억 원), 신세계 스타필드의 도심형 브랜드인 ‘스타필드 빌리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던 근린생활시설(1041억 원)을 합친 금액이다. 


프로젝트는 2021년 4월 한국철도공사가 진행한 ‘옛 포항역 철도부지 개발사업’ 공모에서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이 당선되면서 본격화됐다. 같은 해 7월 사업을 주도할 PFV가 설립됐고, 현재는 토지 취득(매매가 1150억 원)과 인허가(2023년 9월), 부지 조성, 지장물 철거까지 모두 완료된 상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서울과 부산 이외 지역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 70층 높이의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꿈의 랜드마크’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22년부터 빠르게 식은 부동산 경기가 발목을 잡았다. PFV의 지분 93.3%(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데다 시공까지 맡은 신세계건설이 미분양 등으로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내고 PF 우발채무 위험 확대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초 신세계건설은 2022년 8월 브릿지론 1700억 원에 대해 신용공여(책임 착공)를 하고, 인허가가 끝나면 본 PF에도 참여해 사업을 이끌고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그룹 차원에서 부채비율 축소를 위해 사업 참여를 재고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이에 따라 2023년 말로 예정됐던 건설공사는 현재 무기 연기된 상태이다.


PFV는 2031년 초 준공을 목표로 상반기 중 대체 시공사를 선정한 뒤 본공사에 착수하고, 내년 5월 중에는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