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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세이백화점 탄방점, 공매 물건으로 나왔다

쇼핑몰 대신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 변신 계획 무산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에 발목 최저입찰가 401억에도 유찰…채권단 대규모 손실 불가피

2025-01-24 08:53:54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대우건설의 계열사인 ‘투게더투자운용’이 추진했던 대전 세이백화점 탄방점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매물로 나왔다. 투게더운용은 백화점과 주변 상가를 허물고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대전의 강남으로 불리는 서구 둔산 상권 중심지에 있는 등 뛰어난 입지를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부실 PF 처리 위한 매각 사업장 리스트에 이름 올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매각을 추진 중인 195개 사업장 리스트(이하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에 세이백화점 탄방점(대전광역시 서구 문정로 85번지)이 포함돼 있다.


리스트에 따르면 토지 3890㎡(1177평), 건물 2만 8501㎡(8622평) 규모의 물건은 중심상업지역 내 업무시설, 오피스텔로 분류돼 있다. 감정가는 1121억 2300만 원. 하지만 지난해 7월 진행된 1차 공매에서 최저입찰가 470억 1000만 원에도 유찰됐다. 두 달 뒤인 9월에 진행된 마지막차 공매에서도 최저입찰가로 401억 800만 원이 제시됐는데, 주인을 찾지 못했다.


부동산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수도권과 부산 해운대, 대구 수성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비주거용 상품을 분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세이백화점 탄방점도 가격이 더 떨어져야만 관심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치솟은 공사비도 걸림돌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등 이전인 2020년 11월(100.97) 대비 29.0%가 뛰었다. 원가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784억 원 차입금 만기 연장 실패로 공매 처분

세이백화점 탄방점은 대전의 향토기업이자 유통전문업체인 ‘세이디에스’가 2013년에 개점한 복합쇼핑몰. 코로나19로 온라인거래가 활성화되고,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신규 진출하면서 매출이 급락하자 2022년 초 투게더운용에 매각됐다. 매매가는 762억 원.


투게더운용은 부동산 자산 운용전문업체로, 대우건설과 주택분양 및 임대주택전문업체 ‘해피투게더하우스’, 교보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공동 출자해 2019년 12월 설립했다. 최대 주주는 대우건설과 해피투게더하우스(37.14%)이며, 대우건설은 계열사로 소개하고 있다.


투게더운용은 백화점 사업을 접고 대신 3000억 원을 투입해 주거용 오피스텔을 짓기로 했다.이를 위해 ‘투게더대전둔산PFV’를 세웠다. 여기에는 투게더운용과 해피투게더하우스, 한미글로벌디앤아이, GS리테일, 코리아신탁, 키움증권, 건축자재 도매업체 에스앤씨네트웍스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인수 초기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둔산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중심상업용지에 위치한 데다 대전시청 맞은편이고 대형 학원들이 밀집한 곳이어서 개발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투게더대전둔산PFV는 용적률을 현재의 490%에서 1300%까지 높일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연면적 5만 9400㎡(약 1만 8000평) 규모로 개발하겠다는 밑그림까지 그렸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2022년 4월부터 1.25%였던 기준금리를 이듬해 1월까지 3.50%로 계속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4월 25일 차입금 784억 원의 만기가 도래하자 채권단은 연장을 거부하고 세이백화점 탄방점을 공매로 넘겼다.


한편 공매가는 400억 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채권단은 4개 트렌치로 구성돼 있다. 트렌치별 채권액은 A가 394억 원, B가 145억 원, C가 185억 원, D가 60억 원이다. 트렌치별 채권단은 A에는 지역 단위 농협들과 전북은행, B에는 신한캐피탈과 BNK캐피탈, C에는 BNK캐피탈과 탄방플러스제일차 케이더블유엠에이치, D에는 케이더블유엠에이치와 HB캐피탈이 각각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