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시장동향

현대차, 조(兆) 단위 비(非) 핵심 부동산 유동화 나선다

알짜배기 서울 노량진 남부 하이테크센터부터 시작 동부, 북부, 고양, 인천 하이테크센터도 함께 추진 GBC 건설 위한 현금 확보 & 자산 효율성 제고 목적

2025-02-03 08:42:43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현대자동차가 서울과 인근 지역의 비(非)핵심 부동산을 세일 앤 리스백 (Sale & Leaseback) 방식의 유동화에 나섰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근처에 위치해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남부 하이테크 센터를 필두로, 다른 하이테크센터 부지도 매각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설 투자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고, 보유 부동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산 유동화 금액이 적어도 1~2조원 이상으로, 올해 최대 규모의 부동산 딜(Deal)이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국내 대형 운용사에 제한적 경쟁 입찰 참여 요청

4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서울 남부, 동부, 북부, 고양, 인천 하이테크센터를 일괄 또는 순차적으로 매각하기 위해 국내 금융회사와 접촉하고 있다. 현재까지 3곳 이상의 국내 대형 자산 운용사가 입찰 참여 요청을 받았으며, 추가로 몇몇 운용사가 더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화 대상 부동산 가운데 최고 알짜배기는 남부 하이테크 센터다. 연면적이 약 8500평으로 매우 넓고, 교통여건이 매우 좋아서 다양한 형태의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이테크센터 부지의 2024년 공시지가는 3.3㎡당 2316만원으로, 총 1932억원 수준이다.

서울 동부, 북부, 고양, 인천 센터도 유동화 후보로 올라와 있지만, 현대차가 명확한 개발 계획을 갖고 있지 못해서, 운용사들이 활용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들 하이테크센터는 대부분 자동차 수리(A/S)센터로 활용되고 있어, 굳이 도심에 위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자동차, 영업실적은 좋은데 현금흐름이 꼬였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현금도 많아서, 굳이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설 이유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현대차의 2024년 1-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8조600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1조4000억원(영업이익률 8.8%)이다. 영업 적자를 보고 있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비교하면 훌륭한 실적이다. 


하지만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영업 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7304억원이다. 반면 재무활동현금 흐름은 6조6530억원이다. 이는 장기 차입금(회사채 포함) 조달이 46조5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1조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4년 9월말 현금 보유 잔액은 15조원으로 1년 전(20조3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작년부터 GBC 건축 비용 마련과 자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현금 확보를 준비해왔다”며 “유동화 규모가 커서, 대형 운용사가 증권사, 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