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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해외 호텔 투자 초라한 성적표

2013년부터 박현주 회장 강한 의지로 호주/미국 호텔 대거 인수 펀드 만기 앞두고 매각 착수, 투자 손실 커져 시드니 포시즌스,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는 수익률 양호

2025-02-11 08:17:5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호텔 투자 실적이 초라하다. 2013년 호주 시드니 포 시즌스 (Four Seasons)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의 유명 호텔을 대거 인수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펀드 만기를 앞두고 순차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각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호텔 투자는 브랜드 관리와 정교한 운영 노하우가 중요한데, 미래에셋이 이 부분을 간과했기 때문인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미래에셋, 하와이-샌프란시스코 호텔 매각 추진

블룸버그(Bloomberg)는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하와이 오아후(Oahu) 와이키키 해변가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Hyatt Regency) 호텔 매각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미래에셋은 2016년 호텔을 7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나 매각 희망가는 6억5000만 달러로 제시해, 이대로 팔리면 1억3000만 달러 손실이 발생한다. 이 펀드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2년 1448억원, 2023년 776억원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손상 차손을 대거 반영했기 때문이다.


2015년 4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은 손실 규모가 더 크다. 미래에셋증권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지분의 취득 원가는 2133억원인데, 장부가는 967억원에 불과해 60%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 이 펀드 역시 2020년 764억원, 2023년 440억원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박현주 회장이 주도한 미래에셋 국내외 호텔 투자, 부메랑으로 돌아와

미래에셋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박현주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저금리에 힘입어 해외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였다. 유럽 지역의 오피스 투자도 봇물을 이뤘으나, 다른 운용사와 마찬가지로 초토화됐다. 특히 오피스 가격이 정점에 이른 2019년 프랑스 라데팡스 마중가 타워(Tour Majunga)를 1조830억원에 인수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미래에셋맵스 프런티어 사모펀드 18호’ (3400억원)를 조성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국내 최고급의 ‘포 시즌스 호텔’을 개발했다. 2013년에는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포 시즌스(Four Seasons)를 인수했고,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호텔 인수가 이뤄졌다.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은 펀드 설정 이후 한번도 투자자 배당을 하지 못하다가 2024년 처음으로 47억원을 배당했다. 이 호텔은 2017년 258억원, 2020년 297억원, 2021년 223억원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다가 2023년 399억원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5년 2월 기준 시드니 포시즌스 가치는 투자 당시에 비해 79.3%(현지 통화 기준), 페어몬트 오키드는 68.9% 상승해, 우수한 수익률을 보여주는 자산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해외 호텔에 관심이 많아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나, 실적은 좋지 않다”며 “주요 원인은 코로나 사태가 아니라, 호텔 투자 경험과 전문성 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