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series • 서울 오피스 공급 과잉 이슈

(오피스 공급폭탄 시리즈 1)

오피스 총공급 450만평에서 5년 뒤 650만평 29년 오피스 면적, 23년 대비 44% 증가 대규모 공실, 투자 손실 불가피할 듯

2024-08-02 06:10:48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29년 한 해에 여의도 IFC 8개 규모 오피스 공급

코어비트가 서울과 경기도 분당, 판교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오피스 빌딩 개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서울 도심권역(CBD) 강남권역(GBD) 여의도권역(YBD)과 성수, 마곡, 경기도 분당, 판교 등 서울 대도시권역에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206만 평의 오피스가 추가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연도별 오피스 신규공급 규모는 2017년 6만4000평에서 2021년 23만 평까지 증가한 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2년과 23년엔 각각 8만1000평과 7만8000평으로 줄었다. 하지만 서울 지역의 오피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 근무 비중이 급증하면서 오피스 시장의 불황을 겪고 있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낮은 공실률과 오피스 시장 활황에 힘입어 오피스 공급면적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코어비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 신규 공급 면적 예상 규모는 35만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과 26년에는 각각 9만 평, 7만 평으로 일시적으로 줄어들다가 27년부터 3년 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7년과 28년에는 각각 40만평, 32만평의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며, 특히 29년에는 79만평이나 공급될 예정이다. 최고 55층 3개 사무용 빌딩으로 이뤄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총 연면적이 9만9000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FC 8개가 29년 한 해에 한꺼번에 공급되는 셈이다.


현재 예정대로면 서울 지역의 연간 오피스 신규 공급 면적은 2010년~23년 연평균 17만2000평에서 2024년~29년 34만3000평으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 신규 공급 규모를 주요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역(CBD) 93만평 △강남권역(GBD) 21만평 △여의도권역(YBD) 5만평 △판교권역(PBD) 23만평 △마곡, 성수, 복정 등 기타 권역 64만평이다.


서울 지역 오피스 신규 공급 몰려 있는 CBD

서울 지역에서도 오피스 신규 공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지 지역은 도심권역(CBD)이다. 세운지구, 서울역 양동지구, 을지로, 종로, 서소문 등 도심 곳곳에서 수많은 개발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 CBD에서는 29년까지 93만평의 오피스가 신규 공급될 예정이다.


CBD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는 종각에서 퇴계로에 이르는 13만3000평 규모의 세운지구가 꼽힌다. 세운지구는 서울 도심에 남아 있는 마지막 재개발 부지로 꼽힌다. 오세훈 시장이 2006년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8개 구역을 고밀도로 통합 개발하는 재정비 촉진계획을 세웠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2014년 재개발 구역을 171개 중소형 사업지로 쪼개고 세운상가를 존치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에서 이탈해 10년 간 재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다 오 시장이 통합 재개발을 다시 추진하면서 29년까지 이 곳에서 총 28만 평의 오피스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역 앞 양동구역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힐튼호텔과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를 통합해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오피스 2개 동과 호텔·쇼핑몰 1개동을 새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전체 연면적 규모가 14만평에 이른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지난달 승인했다. 2029년 준공 예정이다. 서울역 주변에서는 힐튼호텔 재개발을 포함해 21만평의 오피스가 29년까지 공급된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 일대 수표구역에는 노후 불량 건축물을 철거하는 재개발을 통해 28년경 33층 규모의 빌딩이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 규모는 5만2000평 규모다.


이와 함께 서소문에서는 29년까지 약 13만 평의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다. 서소문 일대는 기존 CBD 내 개발 수요가 높았던 '광화문-종각-을지로-시청' 인근을 벗어나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업무지구다. 서울역-서대문 1·2구역 제1지구에서는 삼성생명이 서소문빌딩을 업무시설, 문화·판매시설 등을 갖춘 지하 7층~지상 19층의 건물로 재개발한다. 연면적 규모는 7만6000평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현재 서초동 일대에 본사를 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한 서소문 11·12지구(옛 중앙일보 빌딩)는 부동산 디벨로퍼 시티코어가 지하 8층~지상 36층, 대규모 업무시설로 재개발한다. 인근 동화빌딩이 속한 서소문 제 10지구에서는 JB금융지주가 신사옥으로 활용할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짓는다. 서울시는 대로를 따라 나란히 서 있는 이들 3개 지구를 공공보행통로로 연결할 계획이다.

마곡 복정 성수 등 신규 권역에서 64만 평 공급

올해는 전통적인 오피스 시장에서 벗어난 제 2의 오피스 시장이 본격 개막되는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마곡에서 올해 하반기에 대규모 오피스가 본격 공급되기 때문이다. 2012년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가 시작되면서 도심, 강남, 여의도에 이은 4번째 핵심 업무지구가 생긴지 12년만에 제5의 업무지구가 시장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마곡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르웨스트(CP1~3)와 원그로브(CP4)가 준공되면서 총 20만평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여의도 IFC 2개 규모가 넘는 오피스가 한꺼번에 공급되는 것이다.


또한, 2029년까지 수서, 복정역 등에도 대규모 공급이 예정되어 있어서, 업계에서는 임대시장이 태동기인 이런 신규 지역들이 향후 오피스시장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복정지구에서는 위례신도의 핵심 개발사업 중 하나인 복정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LH의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9년 하반기를 목표로 연면적 27만 평의 오피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용부동산투자 업계에서는 향후 5년 내에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오피스가 신규 공급되면 오피스 공실 확대 및 임대료 하락과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