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series • 서울 오피스 공급 과잉 이슈

(오피스 공급폭탄 시리즈 3)

개발이익 큰 폭 증가에 특혜 논란 서울시 고밀도 정책으로 오피스 개발 이익 수천 억씩 증가

2024-08-06 07:27:09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5000억 원씩 추가이익 얻어낸 수표구역과 세운 세운5-1·3지구

서울시의 고밀도 개발에 따라 사무용 빌딩의 용적률이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개발이익을 독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정책 변화에 따른 엄청난 수익을 개발 시행사에게 안겨주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을지로3가 수표구역은 지난해 6월 용적률이 742%에서 1178%로 상향조정되면서 건축 연면적이 3만5000평에서 5만2000평으로 늘어났다.


영국 자산운용사 에버딘은 2028년 준공 예정인 이 수표구역 빌딩을 평당 3100만 원의 선매입하는 계약을 2022년 이도와 체결했다. 준공 시점인 28년에 이 빌딩의 가치는 평당 4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면적 증가에 따라 이 빌딩의 가치는 1조4000억 원에서 2조800억 원으로 올라간 셈이다. 평당 건축비를 1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이도와 에버딘은 용적률 상향조정으로 총 5100억 원의 추가 이익을 얻는 것이다.

세운5-1지구와 5-3지구의 경우 서울시와 중구청으로부터 각각 2020년, 2022년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인가를 받아 개발이 추진되고 있었다. 서울시와 중구청이 인가한 5-1지구의 연면적은 1만1000평(지상 20층), 5-3지구는 1만1700평(지상 17층)이었다. 그러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태영건설이 공동으로 두 지구를 사들여 사무용 빌딩으로 건축 계획을 변경해 사업을 추진했다. 이후 서울시는 두 지구의 통합 개발을 결정했고, 910% 수준이던 세운5-1·3지구의 용적률을 작년 4월 1312%로, 올해 6월 또 다시 1503%로 높여줬다.


이 과정에서 건축 연면적은 총 2만2000평에서 4만평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준공 시점인 2029년 빌딩 가격이 평당 4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가정하면 빌딩 가격은 88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 올라간 셈이다. 평당 건축비 1000만 원으로 계산할 경우 건축비는 2200억 원에서 4000억 원으로 1800억 원 증가한다. 이에 따라 건축비를 차감한 후 이지스자산운용이 취하는 개발 이익은 6600억 원에서 1조2000억 원으로 5400억 원 늘어난다.

힐튼호텔 재개발 프로젝트에 7400억 원 추가 이익 안겨준 서울시

힐튼호텔을 재개발하는 양동 4-2·7지구도 서울시 2030 기본계획의 고밀도 개발 덕분에 남산 조망권 논란에도 불구하고 1000%가 넘는 용적률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142.9m 높이(33층)의 오피스 1개 동과 숙박시설 1개 동을 짓는 개발계획을 승인했다. 힐튼호텔 부지는 산 중턱 30미터 높이에 위치해 있어 새로 지어지는 건물의 실제 높이는 170미터가 넘는다. 힐튼호텔 맞은편 서울스퀘어(81.9미터)와 비교할 때 2배가 넘는 높이다.


현재 356.28%인 용적률은 1042%로 뛴다. 서울시는 양동 4-2·7지구에 대해 기준용적률 600%에 △녹지 생태공간 조성을 통해 100% △친환경 개발 50% △공공시설 등 제공 179%, 공개공지 초과조성 150% 등 479%의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시행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는 개발 이익은 2조3300억 원에서 3조700억 원으로 74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메트로타워와 서울로타워를 철거하고 짓는 사무용 빌딩 1동도 600%의 기준용적률에 566%의 인센티브를 받아 1166%의 용적률로 지어진다. 공개공지 초과 조성으로만 320%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메트로타워와 서울로타워의 현재 용적률은 각각 779.3%, 680.9%다.

삼성생명 서소문빌딩 재개발 이익도 3900억 원 증가

삼성생명이 진행하고 있는 서소문빌딩도 서울시 고밀도개발 기조에 따라 엄청난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호암아트홀이 있던 서소문빌딩은 용적률 1040%, 30층가량의 오피스 빌딩으로 2029년 준공될 예정이다. 서소문빌딩은 당초 2022년 용적률 849%, 건폐율 59%로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아 철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다 서울시 2030 기본계획이 마련된 뒤 용적률이 1040%로 높아졌고 건물 높이는 90미터에서 195미터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종전 6만4000평이던 건축 연면적은 7만6000평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되는 2029년 서소문의 평당 빌딩 가격을 4200만 원을 가정할 때 건물 가격은 2조6800억 원에서 3조1900억 원으로 높아진다. 평당 건축비 1000만 원을 감안할 때 연면적 증가로 추가로 들어가는 건축비 1200억 원을 빼도 삼성생명은 3900억 원의 개발이익을 얻게 된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정책 변화에 따라 하루 아침에 민간 개발 주체가 누리는 이익이 수천억 원 늘어나는 것은 과도하다”며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업부동산 개발 시 과도한 이익을 공공의 이익으로 돌리기 위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