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업계동향

GIC, 한국 포트폴리오 조정 본격화

오피스 비중 낮추고, 물류/데이터센터 비중 높인다 광화문 TES이어, SFC 빌딩 매각 결정 내년에 GFC도 매각 가능성 제기

2024-08-07 06:55:1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서울파이낸스센터(SFC)의 상징성

GIC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SFC를 3500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전환점에 들어와 우량 자산을 사들였다.


당시만 해도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 사옥이 아니라 임대 목적의 고급 오피스 빌딩 개념이 없어서 GIC 투자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SFC는 서울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잡았다. 2004년에는 강남구 역삼역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GFC)'를 매입하며 오피스의 시리즈 개념도 도입됐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 근무 등 업무 방식의 획기적 변화와 금리 상승 여파로 글로벌 오피스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피스 투자 비중을 급격히 줄이기 시작했다. 다만, 한국 오피스 시장은 팬데믹이 끝나면서 사무실 근무 형태로 복귀했고, 인재 유치를 위한 오피스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프라임(prime) 오피스 중심으로 굳건히 버티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은 실질 임대료(E-NOC) 기준 월 임대료가 평당 40만원을 넘어서 45만원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오피스 비중 낮춘다

GIC는 지난 4월 SFC 옆에 위치한 더익스체인지서울(TES)를 코람코자산운용 컨소시엄에 2350억원(평당 2640만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9월 추석 연휴 이전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훨씬 규모가 크고 상징성이 높은 SFC 매각에 나선 것이다. 광화문 일대 프라임 오피스 매매 가격으로 거론되는 평당 4000만원을 적용하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거래다.


다만, 국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할 때 잠재 인수자가 투자금을 모집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말 또는 내년초에 SFC 거래가 마무리되면 내년에는 강남파이낸스센터(GFC)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부동산 투자사 관계자는 “GIC는 이미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오피스 비중을 크게 낮추기로 결정했다”며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오피스 비중이 높은 펀드에는 아예 돈을 맡기지 않는 추세여서 신규 투자금 모집을 위해서는 펀드에 편입된 오피스를 빨리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GIC의 아픈 손가락은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빌딩이다.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6390억원에 매입했으나 현재 100% 공실이다. 건물 최상부에 3개 층을 올리기 위한 리모델링이 진행중이지만, 아직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 기존 임차인이었던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자산운용 등은 이미 여의도TP타워로 이전했다. 


물류/데이터센터 등 New Economy 섹터 비중 높인다

GIC가 수년 전부터 힘을 싣고 있는 분야는 데이터센터(DC)다. 싱가포르 투자사인 캐피탈랜드는 2020년 10월 ‘캐피탈랜드코리아 제8호 전문 투자형 사모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해 경기도 고양시에 데이터센터 2개(SL2x, SL3x)를 개발하기로 했다. GIC는 투자자, 에퀴닉스는 운영회사 (Operating Company)로 참여해, SL2x는 연면적 21,769제곱미터, 22MW 규모로 완공돼 2024년 1분기 개소식을 가졌다. SL3x는 SL2x 부근에 위치하고 토지매입 완료 이후 현재 개발이 진행중이다. GIC는 추가적인 데이터 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IC는 지난 7월말 그래비티자산운용과 함께 경기 부천시 내동 복합물류센터(연면적 8만1781㎡, 약 2만5000평)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물류센터는 100% 저온 창고로 지어졌는데, 관련 수요가 부족해 상온 창고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CBRE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수도권 A급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14%지만, 저온은 무려 43%에 달한다. GIC는 상온 창고 전환에 따른 시설투자(CAPEX) 부담까지 져야 하지만, 저온 창고로 높은 공실률을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부동산 투자 회사 임원은 “GIC의 SFC 매각 결정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오피스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면서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