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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타워 놓고 현대차-재권 줄다리기(?)

펀드 만기 연장 or 청산 모두 쉽지 않은 시나리오 시장 매물화 가능성 '솔솔'

2024-08-08 07:44:24이현중hj.lee@corebeat.co.kr

스케일타워 운용 펀드 만기 10월 도래

강남역에 위치한 스케일타워의 앞날을 두고 이 건물을 담은 부동산펀드의 수익권자인 현대자동차와 재권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펀드 만기가 오는 10월로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어떠한 액션도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9일 부동산IB업계에 따르면 스케일타워를 운용하는 타이거대체자산운용의 펀드 만기는 오는 10월이다. 펀드 이름은 타이거대체일반사모부동산신탁 318호로 펀드 수익자는 현대차(50%)와 재권(50%)이다.


강남대로 중심권역에 위치한 스케일타워는 연면적 1만4,943.16평으로 프라임급 빌딩으로 지난해 준공됐다. 강남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인 GBD내 핵심지역이다. SK디앤디가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부지를 2018년 1,650억원에 인수한 뒤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했다. 재권은 이 사업지 두 필지의 소유권자로 대지를 현물출자하고 펀드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지분을 2022년 11월 타이거대체운용에 매각했고, SK디앤디는 개발 단계부터 빌딩 전체를 임차할 임차인이나 펀드 지분을 인수할 투자자를 물색하다 마침 사옥을 찾던 현대자동차에게 2023년 6월 수익증권 지분 50%를 매각했다. 현대차의 매입가는 2,532억원이다. 평당으로 환산하면 약 5,530만원으로 당시 강남권 주요 오피스 빌딩 가격(평당 3,500만원 안팎)보다 무려 50~60% 비싸게 샀다. 


당시 현대차는 낙후된 양재동 본사 사옥과 가까우면서도 장기 임차가 가능한 오피스를 물색하다 스케일타워 매입을 결정했다. 비싼 가격에 산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국내 사업본부가 입주하고 있는 오토웨이타워의 임차 만기를 앞두고 이 빌딩 지분의 50%를 매입한 넥슨이 입주하겠다고 하면서 임차 공간 확보가 시급한 과제였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스케일타워다. 

현대차 전략은 무엇?

현재 현대차는 스케일타워 지분율이 50%지만, 건물 전체를 모두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무 공간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낡은 양재동 사옥을 리모델링하고 있지만 이 공간 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남양 R&D센터의 경우 서울과 거리 때문에 우수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스케일타워 공간은 그래서 현대차에게 중요한 이유다. 


펀드 만기는 오는 10월이다. 50%의 지분을 매입할 당시에도 현대차는 전체 지분 매수를 원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현대차는 스케일타워 전체의 소유를 원하고 있지만 재권은 지난해 가격보다 더 높게 현대차에게 지분을 팔고 싶겠지만 현대차는 그렇게 살 이유가 없다. 그러면 현대차는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까? 수익권자이며 임차인의 지위와 임차인만의 지위는 크게 다르기에 이 또한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두 수익권자 사이에 지분 매각의 의사가 전혀 없다면 펀드는 만기가 연장될까? 현대차가 스케일타워 전체 소유를 원하기에 이 또한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만기 연장에 실패하고 매각도 안되는 시나리오는 현대차와 재권 모두에게 마이너스다. 부동산 펀드가 아닌 일반 법인이 소유자가 되는 결과라 펀드에 부여되는 여러 세제 상의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현대차는 스케일타워 전체를 소유하고 싶고 그 형식 또한 수익권자가 아닌 실물 소유자이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물로 출회되면 에셋딜로 스케일타워를 매수하고 싶은 게 현대차의 속내일 듯하다. 현대차로서 펀드 청산이 몰고 올 세제 상 불이익을 카드로 재권이 운용사를 통해 시장에 에셋딜로 물건을 내놓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물이 공식화되면 결국 이 오피스는 현대차의 품에 안기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